디자인과 디테일의 진화, ‘전기차 같지 않은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은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모델과 거의 동일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충전구는 전면 크레스트 그릴 패턴 안에 정교하게 숨겨져 있어, 전기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충전 위치를 모르면 당황할 수도 있을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으며, 이는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고려한 설계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 변화는 미묘하지만 효과적입니다. 전면부 범퍼와 그릴은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세련미를 유지했고, 휠은 공력성능을 고려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후면은 방향지시등이 리어램프로 올라가면서 전면과의 통일감을 강화했고, GV70만의 스포티한 감성을 유지했습니다.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헤드램프, 세밀한 디테일, 고급 소재의 활용 등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전체적으로 "전기차라서 다른 느낌"보다는 "전기차인데도 제네시스답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 모델입니다. 고급스러움을 지키며 기술적 혁신까지 조화롭게 담아낸 디자인은 분명 호평을 받을 만합니다.
정숙성과 승차감, 고급 전기차의 기준을 새로 쓰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GV70에서 극대화되어 고급차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단순히 엔진 소음이 없는 수준을 넘어, 외부 소음까지 철저히 억제한 설계가 적용됐습니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을 비롯해 사이드 실 몰딩 흡차음재, 후륜 휠가드 흡음재 면적 확대 등 정숙성을 위한 다층적 대책이 반영돼 있습니다. 덕분에 고속 주행 중에도 실내는 조용하고 안정적이며, 탑승자 간의 대화나 음악 감상도 편안합니다. 여기에 마사지 기능, 고급 향기 시스템, 그리고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실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시트 착좌감도 우수하며, SUV 특성상 시트 포지션이 살짝 높지만 무릎 공간 확보가 잘 되어 장시간 주행에도 편안합니다. 전기차 배터리로 인해 바닥이 높아졌음에도 공간 설계가 잘 되어 있어 불편함이 크지 않습니다. 부드럽고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은 노면 충격을 잘 걸러주며, 프리미엄 SUV다운 승차감을 완성시켜 줍니다.
인터페이스와 기능성, 다 좋은데 '이해하기 어렵다'
GV70 전동화 모델의 인테리어는 매우 세련되고 직관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조작에서는 약간의 학습 곡선이 존재합니다. 특히 크리스털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는 시각적으로는 고급스러우나 조작 시 N단과 R단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초보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기어 다이얼 옆에 위치한 다기능 다이얼도 버튼과 기능이 몰려 있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우며, 메뉴가 깊게 들어가 있어 설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무드 큐레이터, 오디오 EQ, 공조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되어 있지만, 아이콘이 흑백으로 표현되고 글자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 경험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우선시한 결과지만,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인터페이스 개선이 가능한 만큼, 향후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터페이스는 분명 멋지지만, 그만큼 '쉽고 빠른 조작'이라는 본질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성능과 효율, 스포츠카 감성까지 품다
GV70 전동화 모델은 단순한 패밀리 SUV를 넘어선 주행 성능을 자랑합니다. 최고출력은 490마력, 최대토크는 71.4kg·m로, 이는 웬만한 스포츠카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특히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부스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량의 반응성이 극대화되어 폭발적인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SUV이면서도 짜릿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구성입니다. 전기차 특성상 즉각적인 토크 반응과 부드러운 가속은 기본이고, 회생 제동 시스템도 i-Pedal 모드와 스마트 회생 제동 설정을 통해 상황에 맞게 제어할 수 있어 운전 재미를 더해줍니다. 전비 성능도 우수합니다. 공식 복합 전비는 4.5km/kWh지만, 실주행에서는 최대 6.0km/kWh 수준까지 나왔으며, 이는 전비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또한 8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423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350kW 초급속 충전기 사용 시 10%에서 80%까지 단 19분 만에 충전 가능합니다. 성능과 실용성, 효율까지 모두 챙긴 전동화 모델입니다.
가격 경쟁력,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설 자리는?
GV70 전동화 모델은 그 어떤 면에서도 고급 전기 SUV의 기준을 충족하지만, 가격만큼은 소비자들의 고민을 자아냅니다. 기본 가격은 7,530만 원부터 시작되며, 옵션을 추가하면 9천만 원을 넘습니다. 이는 같은 브랜드의 상위 모델인 GV80보다도 비싼 가격이며, 수입 브랜드인 BMW iX3, 벤츠 EQC 등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고급 오디오, 향기 시스템, 부스트 출력, 첨단 인터페이스 등에서 분명한 차별화가 존재하지만, 동일 차급의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했을 때 약 2천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솔린 GV70은 5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전동화 모델로 바뀌면서 가격이 지나치게 급등한 인상이 있습니다. "이 가격이면 안 팔리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제네시스의 고급 브랜드 가치와 전기차 기술력을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인 구매자 입장에선 가격 현실성이 중요합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지금, 제네시스가 얼마나 합리적인 포지셔닝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